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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람의 궁전
나호열 시인/詩

Guest Room GS3

by 丹野 2009. 2. 27.

 

 

Guest Room GS3

 

나호열

 

누군가 머물다 간 흔적은 어디에도 없다

열쇠를 비틀면 딱딱한 빵 같은 풍경 속에

나그네는 잠겨버린다

그 누군가의 흔적은

새로운 나그네가 도착하기 전에

완벽하게 닦여져 나갔을 것이다

이 방은 많은 상처를 안고 있다

걸레질에 밀려나간 사람의 냄새

소독 알콜처럼 빛나는 조명등이 서늘하다

이 방은 완벽한 여행자를 원했다

수건 하나 조차 걸려 있지 않은 옷걸이

검은 비닐로 싸인 휴지통은 하품하듯 비어 있다

이 방은 미련 없이 떠나는 사람들에게

상처를 받는다

여행자들은 15개 항목의

Guest Suite Policies를 읽는다

떠날 때 보증금을 깎이지 않기 위해서

모든 손길이 조심스럽다

나는 이 밤

이 방의 손을 찾고 있다

그래도 따뜻한 손은 있을 것 같아서

손 잡고 잠들고 싶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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