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날 몇일 동안이었나.
빠져나올 수 없는 꽃의 동굴에 갇혀 홀로 컹컹 울며 지냈다.
동굴 속에서 점점 길어지는 꽃술은, 내 몸을 휘감고 마음을 휘감고 절대로 놓아주지 않았다.
빠져나오려고 애쓰면 애쓸수록 그만큼 더 깊이 빨려 들어갔다.
잠도 빼앗고 음식도 빼앗아가는 꽃의 동굴은 황홀했다. 몽롱했다.잠의 여신은 한 달이 되어도 아직까지 내 잠을 돌려주지 않았다.모든 생각을 멈추게 했다.모든 행동을 멈추게 했다.
살아오는 동안, 올해 겨울같이 추웠던 때가 있었던가 싶다.춥다. 많이 춥다.
흰죽을 먹고 몸을 추스렸다.
동굴 속에서 잠시 나와 따스한 가슴에 안겼던, 어제
아름다운 세분께 고맙다는 진심의 말을 차마 깊게 하지는 못했다, 가슴이 너무 벅찼으므로
오래 오래 가슴에 두고 문득, 문득
아껴서 하고 싶다.
어제 하룻동안의 감사의 시간 잊지 못할 것이다.
내 마음에 깊게 새겨 둘 것이다.
생각만 해도 가슴이 벅차서 눈물이 난다.
사진/글꽃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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