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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소 歸巢 / 나호열
- 鳳停寺에서
바람에게 길을 묻는 일이나
바람의 얼굴을 보려고 헤매는 일이
온몸을 앞으로 내밀어 넘어질 듯한
저 오랜 소나무의 몸짓만큼 쓸쓸하구나
우리는 너무나 많은 잔가지들을
허공을 움켜쥐기 위하여 뻗었던 것은 아닐까
極樂보다 大雄보다
더 극락 같은, 더 대웅 같은 소나무 아래서
나는 그대에게 편지를 쓰고 싶다
이 한 없이 맑은 적요 속에서
나는 눈물로 흐드러진 꽃잎을 건네주고 싶다
이 산에서 저 산으로 넘어가던 새가
파르르릴리 파르르리리 그 울음만
때아닌 낙엽처럼 발자국으로 떨어지는 것
바람은 저만큼 가고 풍경소리만 뒷모습이 그윽하다고
그립고 그리워서 또 그리운 그대에게
나 지금 일주문 앞에 서 있다고
그대 앞에 서 있다고
* 봉정사
경북 안동 서후면 천등산 자락의 신라 고찰
영화 <달마가 동쪽으로 간 뜻은> <동승> 촬영지
에리자베스 2세 여왕이 방문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