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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람의 궁전
이탈한 자가 문득/향기로 말을거는 詩

바그다드 카페 / 윤준경

by 丹野 2009. 1. 26.

     

     

     

    바그다드 카페

     

    윤준경


    사실 바그다드는 카페일 수 없다
    한창 전투중인 그곳에서 어찌 그대를 만나고
    행복한 우리의 미래를 이야기한단 말인가
    바그다드카페 바로 위 그대를 만나는 찻집은
    언제 불바다가 될지 모르는 위험지구다
    그럴싸한 통나무집에 고향 도랑물을 끌어다 붕어를 기르는,
    순이 닮은 편안한 아줌마가 식물성의 미소를 짓고 있지만
    언제 포탄이 터지고 피가 튈지 모르는 바그다드

    그 위층에서 열애중이라니, 내가.......

    사실 바그다드는 지상의 안식처다
    끝없는 사막에서 만난 오아시스
    삶의 의미를 찾아주는 곳
    그대와 꼭 가고 싶은 곳

    오늘도 나는

    바그다드......카페를 지나

    그대를 만나러 간다

    포연砲煙이 뽀얗게 머리를 덮고

    젊은 병사의 혈액이 시퍼렇게 포복해 있다.




    바그다드카페 : * 퍼시 에들론 감독의 영화제목.
    독일에서 남편과 미국으로 여행 온 쟈스민은 남편과 다투고
    캘리포니아 사막에 혼자 남겨진다. 사막을 정처없이 헤매던
    그녀는 도로변의 허름한 모텔 바그다드 카페를 찾게 되고
    쟈스민은 이곳에 머물면서 삶의 안식과 활기를 찾는다
    * 혜화동에 같은 이름의 카페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