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 하구언 갈대밭에 갔을 뿐
이화은
저렇듯 광활한 슬픔이
나에겐 없는데
다만 강둑에 앉아
흐르지 않는 시간을 견뎠을 뿐인데
수만 평 갈대밭이 자꾸 따라 온다
그늘 수만 평이 따라 온다
늙은 바람이
갈대의 몸 속에서 꺽꺽
울음을 꺽는다
저 울음의 뿌리를 적실
광활한 눈물이 나에겐 없는데
다만 한 사람을
수만 번 견뎠을 뿐인데
용서라는 말의 몸피에서
아직도 비린내가 배어나오는
그곳에 혼자서 갔을 뿐인데
'이탈한 자가 문득 > 향기로 말을거는 詩' 카테고리의 다른 글
꽃잎처럼 / 이수익 (0) | 2007.08.17 |
---|---|
풍경의 깊이 / 김사인 (0) | 2007.07.30 |
비밀이 사랑을 낳는다 / 이재무 (0) | 2006.07.17 |
#005 시간을 달라 / 이병률 (0) | 2006.04.26 |
#002 취향 다리기 / 이병률 (0) | 2006.04.2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