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내 언어들의 희망 또는 그 고통스러운 조건1
오태환
젊은 아직 처녀인 표범 한 마리가 아카시아나무 가지 위
에 허리를 깔고 누워 있다 열대의 달빛이 멀리 흰 킬리만자
로 등성이 위의 은 빛 실구름발을 뚫고 줄기가 부챗살 같
은 키 큰 목본 양치식물과 마호가니 유칼리나무 잎새의 어
두운 수런거림을 뚫고 그녀의 허리께를 푸르게 감싸고 있
다 소란한 침팬지 울음소리 그치고 달빛 얼핏 금갔다가 휘
어진 자리 불현듯, ......그녀가 귀를 세우고 내려보는
젊은 아직 처녀인 표범 한 마리가 조심조심 빗장뼈를 일
으키며 백열전구 안의 필라멘트처럼 밝게 눈을 켜는 쉬잇!
둘레가 붉고 톱날 같은 꽃을
단 통발식물 근처 늪기숡 서늘한 바람이 문득 스치다 멎
은, 자리 희미하게 떨리는
시집-벌빛들을 쓰다-중에서
'이탈한 자가 문득 > 풍경 너머의 풍경' 카테고리의 다른 글
부레가 없어서 (0) | 2006.01.06 |
---|---|
낡은 의자의 추억-고창환 (0) | 2005.12.29 |
Xi Pan의 그림 (0) | 2005.12.28 |
앙리 카르티에 브레송 (0) | 2005.12.28 |
클림트의 The Kiss (0) | 2005.12.2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