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바람의 궁전
이탈한 자가 문득/풍경 너머의 풍경

아프리카, 내 언어들의 희망 또는 그 고통스러운 조건1

by 丹野 2005. 12. 29.

 

 

 아프리카, 내 언어들의 희망 또는 그 고통스러운 조건1

 

 오태환

 

 

  젊은 아직 처녀인 표범 한 마리가 아카시아나무 가지 위

에 허리를 깔고 누워 있다 열대의 달빛이 멀리 흰 킬리만자

로 등성이 위의 은 빛 실구름발을 뚫고 줄기가 부챗살 같

은 키 큰 목본 양치식물과 마호가니 유칼리나무 잎새의 어

두운 수런거림을 뚫고 그녀의 허리께를 푸르게 감싸고 있

다 소란한 침팬지 울음소리 그치고 달빛 얼핏 금갔다가 휘

어진 자리 불현듯, ......그녀가 귀를 세우고 내려보는

  젊은 아직 처녀인 표범 한 마리가 조심조심 빗장뼈를 일

으키며 백열전구 안의 필라멘트처럼 밝게 눈을 켜는 쉬잇!

둘레가 붉고 톱날 같은 꽃을

단 통발식물  근처 늪기숡 서늘한 바람이 문득 스치다 멎

은, 자리 희미하게 떨리는

 

 

시집-벌빛들을 쓰다-중에서

'이탈한 자가 문득 > 풍경 너머의 풍경' 카테고리의 다른 글

부레가 없어서  (0) 2006.01.06
낡은 의자의 추억-고창환  (0) 2005.12.29
Xi Pan의 그림  (0) 2005.12.28
앙리 카르티에 브레송  (0) 2005.12.28
클림트의 The Kiss  (0) 2005.12.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