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의 심장근처 어디쯤까지 들어갔다. 저물 무렵이었고
바닷물에 몸 담그니 바다가
천천히 붉은 물이 들었다.
어디에도 있고 어디에도 없는 낯선, 이름을 불렀지만
대답이 없었다.
내안에 나도 모르는 내가 너무 많아 카멜리아 카멜리아 익숙한 이름을 불렀다. 그때
수평선으로 떨어지는 카멜리아 한송이
바다 끝에 서 있는 나도 카멜리아 카멜리아
내 안에서 빠져나온 내가 바닷속으로 걸어 들어갔다. 그때 이름도 모르는 새 한 마리가 머리 위로 날아갔다. 이미
머리에 흰꽃을 꽂아버린 나는 노을 한 자락 끌어다 붉은 물을 들였다.
내가, 살아있는 이유가 그, 붉음때문이라고 말을 하는 듯 . . .
세상은 아름답고, 그 세상의 끝자락을 움켜쥐고 있는 나도
아름답다고 눈썹 끝에 걸린 바람이 그걸 말해 주었다.
살아있으니 다행이다.
당신도
나도
2022. 07. 11 저물 무렵, 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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