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두리 길#4
그, 의 속을 들여다보는 일처럼 신비로운 것이 또 어디에 있을까?
물 오르기 전 나무는 더욱더 제 몸빛을 맑게 하고
나무 너머로 보이는 개복숭아 꽃빛은 또 얼마나 깊은 빛깔인가.
숨어있는 길이 모퉁이를 돌 때마다 선물처럼 우리 앞에 나타날 때, 그저
가만히 서서 그 길을 마음 안에 들일 수밖에
뒤돌아서서 내 발자국이 찍혀있는 길은 또 얼마나 더 깊게 와 닿는지
그 길을 다 돌아서 다시 되돌아올 때
우리는 자꾸만 뒤돌아보느라 날이 저물었던가, 그랬었던가
- 2019년 봄, 잠두리 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