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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람의 궁전
사진과 인문학/가깝고도 먼 섬

새는, 제 이름을 부르며 나는 새는 #1

by 丹野 2020. 1. 19.







새는, 제 이름을 부르며 나는 새는 #1















































                    강화도  2019년 12월





새는, 제 이름을 부르며 나는 새는 #1


멀리 갔던 바다가 먼바다의 바람까지 제 몸으로 말아서 되돌아올 때

우리는 물이 들어온다고 말했다.


거품을 앞세우며 갯고랑을 타고 오는 바다가 지는 햇빛을 받아

호박빛으로 물들어갈 때 새들이 날아올랐다. 수백 마리의 새떼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제 이름을 부르며 날아갔다.


갯고랑에 빠진 태양이 한참을 뒤척이며 번쩍거릴 때

이파리 몇 장 남은 나무는 가지를 흔들며 안녕, 잘 가라고 말했다.


멀리 가는 새들이 어디쯤에 내려앉아 긴 밤을 보내는지 알 수 없었다.


저곳에 다시 찾아가서 달이 뜰 때까지 서 있으면

새들의 안부를 들을 수 있을까?

그럴 수 있을까?



Alex Fox /Those Were The Day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