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뼈를 어루만지며 / 김경성
종달리 해변 둥그렇게 휜 바다의 등 위에 올라앉아
내 등뼈를 어루만졌다
목뼈에서부터 등뼈를 타고 내려와 꼬리가 있던 곳까지 천천히 만졌다
오롯이 솟아있던 어린 등뼈 오간 데 없다
살집 속에 숨어버린 등뼈는 손가락으로 여러 번 어루만져야 드러났다
닿을 듯 닿지 않는
내 몸에서 가장 먼, 그대 여린 숨결 같은 불을
밝히는 등
등을 타고 흐르는
손이 닿으면 금세 젖는
나보다 그대의 눈에 더 잘 보이는
나란히 누우면 물 흘러가는 소리가 더 크게 들리는
닿을 수 없는 강,
잠시 접어두기로 하자
종달리 해변처럼 둥그렇게 잘 말아서
천천히 흐르게 하자
투 둑
강이 구부러지는 소리
투 두둑
물이 꺾이는 소리
내 안에 그토록 많은 사금파리가 들어 있었다니
하염없이 앉아서 구부러진 등뼈를 어루만졌다
흐르지 않고
상처의 틈에 고이는 물이
몸 안에서 출렁,
파랑주의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