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 # 1
-선암사 꽃살문
우리는 처음부터 알고 있었다
어느 숲에서 건너와서 이렇게 저물어가고 있는지를
시간의 문장이 새겨져 있는 나이테를 하나씩 뜯어내면
그 사이에 들어있는 기원 같은 것을 알아낼 수 있을까
이 한없는 기다림을 무엇이라 불러야 하나
몸속으로 흐르던 수맥을 잘라내고 마른침을 삼키며
아껴놓은 말을 끝내 하지 못했다
어쩌면 창호지 바른 꽃살문은 겹겹이 쌓아놓은 나무의 눈물인지도 모르겠다
2017.12.29 -12.31 선암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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