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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람의 궁전
사막은멀고바람은가깝다/일본

울음의 바깥 # 001

by 丹野 2015. 5. 17.

 

울음의 바깥 # 001

 

 

 

 

 

 

 

 

 

 

 

 

 

 

 

 

 

 

 

 

 

울음은 둥글다, 한 번씩 심하게 꺾일 때마다

칼로 도려내듯 잘리는 울음은 사금파리같이 날카롭기도 하지만

꺼억꺽 목구멍을 타고 다시 내려간 울음은

깨금발을 딛고 눈물샘을 흔들기도 한다.  

한참 울고 나면 한없이 고요해지는 울음은 적막의 방이다.

 

아주 오랫동안 해와 달 그림자를 제 속에 그려넣은 나무는 그루터기가 된 후에서야 제 몸을 똑바로 볼 수 있었다.

 

제 몸속의 무늬가 둥글다는 것, 그 무늬가 울음을 닮았다는 것, 그 울음의 무늬가 받아내는 것들 또한 아픈 것들이라는 것

그루터기에 앉아서 내 몸속에서 둥근 무늬를 그리고 있는 울음은 어떤 빛깔일까

울음에 혀를 대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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