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 부석사 / 나호열
무량수전 지붕부터 어둠이 내려앉아
안양루 아랫도리까지 적셔질 때까지만 생각하자
참고 참았다가 끝내 웅얼거리며 돌아서버린
첫사랑 고백 같은 저 종소리가
도솔천으로 올라갈 때까지만 생각하자
어지러이 휘어 돌던 길들 불러 모아
노을 비단 한 필로 감아올리는 그때까지만 생각하자
아, 이제 어디로 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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