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슬렁, 거기
- 거진에서
나호열
빨간 심장을 닮은 우체통엔 방파제를 넘어온 파도가 팔딱거리고
그 옆 딸깍 목젖을 젖히며 그리운 이름을 부르는 공중전화는 수평선에 가 닿는다
신호등은 있으나마나
건너가고 싶으면 건너고 멈추고 싶으면 그만인
언제나 토요일 오후 그 시간에 느리게 서 있는
십 분만 걸어 나가도 한 세상의 끝이 보이는 곳
어슬렁, 거기
집에서 무덤까지 그 사이
- 월간『우리시』2013년 2월호 신작 특집
메모 :
'나호열 시인 > 詩' 카테고리의 다른 글
가을 편지 / 나호열 (0) | 2013.09.01 |
---|---|
[악보] 눈물이 시킨 일 / 나호열 (0) | 2013.08.10 |
창 / 나호열 (0) | 2013.08.08 |
약속 / 나호열 (0) | 2013.07.30 |
눈빛으로 말하다 / 나호열 (0) | 2013.07.0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