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F 2011
2011. 9.22(목) - 26(월)
서울 삼성동 COEX Hall A
Booth No, A-108 갤러리 미루나무
2011년 9월 25일
김성로 作, 나에게로 가는 길, 80*80cm, 캔버스 위에 아크릴. 2011
김성로 화백님
김성로 作, 간이역, 80*80cm, 캔버스 위에 아크릴. 2011
간이역/ 김환식
무심히 지나쳐 온
삶의 간이역을 더듬어 봅니다
생경한 이름의 이정표와
엇갈린 듯한 행로의 풍경들과
어렴풋한 역무원의 수신호가
한생의 그림자를 끌고 먼 여행을 떠나는 것입니다
낡고 구겨진 지도를 펼쳐봅니다
두고 온 내 이력의 신기루들이
자꾸만 무딘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습니다
내 할아버지의 헛기침소리가 묻어있는 길이고
내 아버지의 땀냄새가 배어 있는 길입니다
나를 이승에 묶어 두고 있는
천수관음의 손과 눈들은
내 할아버지와 아버지의 삶을 포박했던 손과 눈들입니다
사유의 길섶에 돌탑을 쌓습니다
누구와 굳은 약속을 한 것도 아닌데
행인들은 하나씩 돌을 얹고 갑니다
사소한 바램들이 손을 맞잡고
커다란 돌탑 하나를 만드는 것입니다
떠나기 위해서는
멈춰선 바퀴를 돌려야 합니다
선로에 주저앉은 기차는 움직이지 않습니다
내 삶도 바퀴를 돌려야
남은 여정을 끌고 갈 수 있는데
종착역이 어디인지도 모른 채
지나쳐 온 간이역의 이름들을 음미해 봅니다
앞만 보고 부단히 달려왔지만
당돌한 근심들은 침목처럼 단단하게 뿌리를 내립니다
오늘도 부대끼며 살아갈 사람들을 향하여
평행선은 담담하게 달려가는 것입니다
새벽 안개 속으로
늘 비어있는 간이역 하나가
삶의 이정표를 가슴에 담기도 전에
남몰래 슬그머니 지나쳐 갑니다
김성로 作, 나에게로 가는 길, 80*80cm, 캔버스 위에 아크릴. 2011
나에게로 가는 길 / 김성로
무상과 허무를 넘어
자신을 바라보는 것은
진정 두렵고도 가난한 일
원래 존재하지 않았지만
모든 것과 하나이던
스스로 완전하면서도 혼돈이던 나
천천히 걸어가 하나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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