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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람의 궁전
나호열 시인/詩

나호열 / 거꾸로 읽어보는 詩 - '눈물이 시킨 일'

by 丹野 2011. 3. 30.

 

천은사 홍매 / 프라하

 

 

눈물이 시킨 일

 

나호열

 

한 구절씩 읽어가는 경전은 어디에서 끝날까
경전이 끝날 때쯤이면 무엇을 얻을까
하루가 지나면 하루가 지워지고
꿈을 세우면 또 하루를 못 견디게
허물어 버리는,
그러나
저 산을 억 만 년 끄떡없이 세우는 힘
바다를 하염없이 살아 요동치게 하는 힘
경전은 완성이 아니라
생의 시작을 알리는 새벽의 푸르름처럼
언제나 내 머리맡에 놓여져 있다
나는 다시 경전을 거꾸로 읽기 시작한다
사랑이 내게 시킨 일이다

 

 

- 시집『눈물이 시킨 일』시학시인선 2011

 

 

 

 

                                거꾸로 읽어보는 詩

 

눈물이 시킨 일

 

나호열

  

사랑이 내게 시킨 일이다
나는 다시 경전을 거꾸로 읽기 시작한다
언제나 내 머리맡에 놓여져 있다
생의 시작을 알리는 새벽의 푸르름처럼
경전은 완성이 아니라

바다를 하염없이 살아 요동치게 하는 힘
저 산을 억 만 년 끄떡없이 세우는 힘
그러나
허물어 버리는,
꿈을 세우면 또 하루를 못 견디게

하루가 지나면 하루가 지워지고
경전이 끝날 때쯤이면 무엇을 얻을까
한 구절씩 읽어가는 경전은 어디에서 끝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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