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를 찾아서] 천년 세월의 침묵 속으로 잦아든 나무들의 신비 | |
밝은 회색과 흰 색의 얼룩이 신비롭게 피어나는 백송의 줄기 표면. 예산 용궁리 백송. | |
[2011. 1. 17] | |
지난 가을,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보은 용곡리 고욤나무의 줄기에 발달한 코르크. | |
나무 앞에 처음 도착했을 때에는 낮게 깔린 구름 위로 파란 하늘이 선명했지요. 바람이 무척 거센 탓에 흘러가는 구름의 속도도 빨랐습니다. 얼마 지나니, 하늘은 온통 눈 구름이 뒤덮었습니다. 겨울은 나무 줄기 표면이라든가, 나뭇가지라든가 겨울눈처럼, 지난 계절에 자세히 보기 어려운 부분을 세밀하게 들여다볼 수 있는 좋은 계절입니다. | |
천리포수목원의 게스트하우스인 벚나무집 앞에 서있는 사막소나무의 줄기 표면. | |
천리포수목원의 나무들을 관찰할 때에도 이 계절에는 줄기 표면이 유난히 눈에 들어옵니다. 예산 백송을 보러 가기 전 날은 천리포수목원에서 하루 머무르면서 나무들을 만났는데, 그곳에서도 역시 나무 줄기를 유심히 바라보았습니다. 위 사진은 ‘사막소나무(Pinus clausa)’라는 이름의 소나무 줄기 표면입니다. | |
우리 수목원에서 가장 키가 큰 몇 그루의 나무 가운데 하나인 튜울립나무의 줄기. | |
이건 튜울립나무의 줄기입니다. 정확하게 하자면 튜울립나무 품종인 Liriodendron tulipifera 'Fastigiatum'입니다. 5월 쯤에 가지 끝에서 튜울립을 닮은 꽃을 피우기도 하고, 잎사귀도 튜울립을 닮았다 해서 튜울립나무라고 부르는 나무이지요. 일부에서는 목백합이라고도 하는 나무입니다. 최근 들어서는 이 나무가 음이온을 많이 뿜어낸다는 게 알려지면서 도심의 가로수로 많이 심고 있습니다만, 그 전에도 이미 플라타너스라고 부르는 양버즘나무와 함께 심었던 나무입니다. | |
비틀리고 꼬이면서 신비롭게 솟아오른 이천 도립리 반룡송. | |
나무 줄기 이야기를 하다 보니, 지난 주에 답사하고, 신문의 칼럼으로 썼던 이천 도립리 반룡송이 떠오릅니다. 줄기의 모습 가운데 아마도 우리나라의 큰 나무 가운데에는 가장 유별난 나무이니, 그럴 수밖에요. 줄기 표면은 여느 소나무와 다를 게 없는 나무이지만, 그 줄기가 마치 용트림하듯 솟아오른 모습은 참으로 장관이랍니다. 가까운 벗은 이 나무의 줄기 일부를 클로즈업해 찍은 사진을 놓고, “웬 짐승 사진을 다 찍어왔냐?”고 농담을 하기까지 할 정도인 나무이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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