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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한 자가 문득/풍경 너머의 풍경

[나무 생각] 더 많은 나무 이야기를 더 생생하게 전해드리기 위하여

by 丹野 2011. 1. 10.

[나무 생각] 더 많은 나무 이야기를 더 생생하게 전해드리기 위하여

   정이품송의 정부인송인 보은 서원리 소나무가 우아하게 뻗어올린 줄기.

   [2011. 1. 10]

   새해에 솔숲 홈페이지와 나무 편지가 달라지리라 말씀 올렸던 게 성급했다 싶습니다. 많은 분들께 공연한 기대만 드리고, 그에 부응하지 못할까봐서 드리는 말씀입니다. 제가 염두에 두었던 변화는 별 것 아니었습니다. 가장 큰 변화는 지난 2년 동안 집중했던 ‘천리포 나무들’ 이야기를 마친다는 것이지요. 그러면 이제부터 무슨 이야기를 쓸 것인가 하는 게 가장 큰 변화일 겁니다.

   그러나 별다를 건 없습니다. 지난 번 편지에서도 얼핏 말씀 올렸듯이 천리포 이전, 그러니까, 2000년 5월부터 줄곧 해왔던 것처럼 우리나라의 큰 나무 이야기를 전해드리겠다는 것입니다. 천리포 이야기에 집중하는 동안은 수시로 답사하며 둘러보았던 나무 이야기를 전해드리지 못했습니다. 큰 나무 이야기는 주로 신문 칼럼에 실어왔지요. 물론 연재 칼럼은 지금도 계속 이어가고 있습니다.

   천리포수목원 큰 연못의 겨울 풍경.

   큰 나무 이야기는 ‘나무 편지’를 받아보시는 분들이 좋아하실 수 있는 이야기라는 걸 알기에 그걸 전해드리지 않는 게 적잖이 아쉬웠습니다. 같은 이야기를 그대로 옮기기가 불편해서, 가끔씩 나무 편지 중간에 신문의 웹 페이지를 링크해서 ‘다시보기’ 형태로 드러내는 데에 그쳤습니다. 그러나 그게 눈에 잘 띄지도 않았고, 보기에도 불편하셨을 겁니다.

   링크 형식으로 보여드리는 일이라면, 트위터를 이용하는 게 훨씬 효율적이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하나 둘 따라서 떠오르는 생각이 있었습니다. 단문의 메시지로 전달하는 트위터를 이용하면, 더 빠르게 더 많은 나무 이야기를 전해드릴 수 있다는 데에 생각이 미쳤습니다. 나무 편지처럼 HTML 에디터를 이용해 페이지를 만들지 않아도 되고 또 메일링 솔루션을 이용해 전달하는 번거로움도 없으니까요.

   키는 그리 크지 않아도 밑둥치와 줄기가 유난히 굵은 전북 김제 행촌리 느티나무

   물론 트위터는 짧은 문장으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많은 정보를 전해드릴 수는 없습니다. 까닭에 정돈된 글과 사진은 당연히 솔숲닷컴 홈페이지와 나무편지를 이용해야 합니다. 때로는 그렇게 정돈하는 과정에 잃게 되는 낙수거리들이 많이 있거든요. 그래서 솔숲닷컴 홈페이지와 트위터를 병행하면, 나무 콘텐츠가 훨씬 풍요로워지리라는 생각을 하게 된 겁니다.

   그런 생각으로 지난 해 말부터 오래 전에 만들어두고 잠재웠던 트위터 계정을 깨우기 시작했습니다. 나무처럼 평안하고 느리지만 더 아름답게 살아가시는 나무 편지 독자 분들 가운데에는 쏟아지는 트위터 정보를 불편해 하시는 분들이 더 많은 걸 잘 압니다만, 몇몇 분에게라도 한 그루의 나무 이야기를 더 전해드리기 위해서라면 나쁘지 않다는 생각인 거죠.

   행촌리 느티나무의 아래쪽 줄기에서 뿌리까지 이어지는 부분은 짐승의 근육질을 닮았다.

   제 트위터 계정은 @WoodsStoryMan 입니다. 그러니까, 트위터 계정이 있으신 분들은 http://twitter.com/에 로그인하신 뒤 ‘사람찾기’에서 WoodsStoryMan을 찾으시면 제가 나온다는 이야기입니다. 저도 아직은 익숙하지 않지만, 더 많은 나무 이야기를 더 다양하게 전해드리기 위해 열심히 할 생각입니다. 신문에 새로 실리는 칼럼이라든가, 새로 내는 책 이야기 등도 빼놓지 않고 전해드리렵니다. 그렇게 트위터를 통해 보는 나무 이야기는 색다르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조금 더 익숙해진 뒤에는 답사 현장에서 가볍게 전해드릴 수 있는 느낌이라든가, 마을 사람들의 이야기도 생생하게 전할까 합니다. 물론 답사 뒤에 글과 사진으로 곰삭혀 전해드리는 콘텐츠가 나무 이야기로는 더 알맞춤하겠지만, 수시로 전해드리는 생생한 이야기도 필요하다는 생각입니다. 엊그제도 나무 답사 중에 뵈었던 경안댁이라는 할머니의 이야기를 곧바로 전하고 싶더군요.

   전남 강진 백련사 누각 앞의 배롱나무.

   나무 편지의 또 한 가지 변화는 분량입니다. 천리포 이야기를 쓰는 동안 저도 모르는 사이에 한 꼭지의 분량이 조금씩 늘어났습니다. 이를테면 지난 연먈에 쓴 편지는 처음 쓰던 때의 두 배를 훨씬 넘었습니다. 천리포 식물들을 보며 받은 제 느낌 위주로 가볍게 쓰겠다는 생각이었는데, 나중에는 제 스스로가 감당하기 힘들 만큼 욕심이 들어서였던 게죠. 한번 분량이 늘고 나니, 다시 줄이기는 어렵더군요. 혹시라도 나무 편지에 성의가 떨어졌다는 느낌이 들지도 모르니까요.

   그건 사실 제게만 부담이었던 게 아니라, 편지를 보시는 독자 분들께도 부담이었던 듯합니다. 많은 분들이 월요일 아침에 편지를 받아보시면서, ?f어 읽기에도 부담스럽다는 말씀을 자주 하셨습니다. 그래서 가능하면, 나무 편지의 분량을 줄이려 합니다. 그리 길지 않으면서도 나무의 속살거림을 생생하게 전할 수 있도록 생략하고 압축해서 보기 편하시도록 전해드리겠다는 말씀입니다.

   지난 해 가을,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충북 보은 용곡리 고욤나무.

   이런 걸 바람직하게 여기시는 분들도 있겠지만, 정 반대로 생각하시는 분들도 있을 겁니다. 그러나 당분간은 짧은 분량으로 제게도 여러분들에게도 부담스럽지 않은 편안한 ‘나무 편지’ 될 수 있도록 애쓰겠다는 말씀 드립니다. 아울러 이미 트위터를 이용하시는 분들께는 트위터로도 나무 이야기 전해드릴 수 있기를 희망하겠습니다.

   고맙습니다.

   고규홍(gohkh@solsup.com)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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