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이 시킨 일 / 나호열
한 구절씩 읽어가는 경전은 어디에서 끝날까
경전이 끝날 때쯤이면 무엇을 얻을까
하루가 지나면 하루가 지워지고
꿈을 세우면 또 하루를 못 견디게
허물어 버리는,
그러나
저 산을 억 만 년 끄떡없이 세우는 힘
바다를 하염없이 살아 요동치게 하는 힘
경전은 완성이 아니라
생의 시작을 알리는 새벽의 푸르름처럼
언제나 내 머리맡에 놓여져 있다
나는 다시 경전을 거꾸로 읽기 시작한다
사랑이 내게 시킨 일이다
- 시집 『 눈물이 시킨 일』 시학시인선 2011
Il Ferroviere - 철도원 o.s.
'나호열 시인 > 詩' 카테고리의 다른 글
사랑해요 外 / 나호열 (0) | 2010.10.12 |
---|---|
나호열의 가마우지 한 마리 (0) | 2010.10.10 |
나호열 / 바람으로 달려가 (0) | 2010.09.29 |
모란꽃 무늬 화병 / 나 호 열 (0) | 2010.09.23 |
인디고Indigo 책방 / 나호열 (0) | 2010.09.1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