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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람의 궁전
나호열 시인/詩

노을 詩 몇 편

by 丹野 2009. 8. 26.

 

                                                          타클라마칸    사진/ 프라하

 

 

노을 詩 몇 편 / 나호열 

 

 

 

노을 / 나호열

 

어둠끼리 살 부딪쳐 돋아나는
이 세상 불빛은 어디서 오나
쓰러질듯
쓰러질듯
서해 바다 가득한 노을을
끌고 돌아오는
줄포항 목선 그물 속
살아서 퍼득거리는
화약냄새

 

 

 

 

 

 

노을 / 나호열

-곰소바다

 

 

이 세상 어둠 밝히는
모든 불빛은
고기대신 
서해바다 노을을
끌고 돌아오는
곰소항 목선
그물 속에 있다

 

 

 

 

 

 

 

 

노을 / 나호열

 

 

한 잔의 붉은 술을
마신다 노을 속으로
뒷모습을 남기며
떠나간 사람
취하여 또 한 잔
노을은 자꾸
붉어지고
긴머리 그 사람
한 사람
두 사람
세 사람
자꾸 나는 취하고

 

 

 

 

노을 / 나호열

 

한 걸음 내딛어 그대를 바라보고

또 한 걸음 모두어 발 밑에 엎드리는

一步一拜의 하루

燒身供養하는 한 사내

불을 끼얹고 있다

어제도 죽고

오늘도 죽은 그 사내

아직도 남은 죽음이 있어

눈물 흘리는 그 사내

제 몸을 두드려 패는 몽둥이에게

얼마나 아프냐고 되묻는 사내

그의 몸에서 모래가 쏟아진다

그 마음에서 모래가 쏟아진다

주먹 한 줌의 그 사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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