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 r a h a
사랑해요
나호열
당신이 듣고 싶은 말
내가 하고 싶은 말
그러나 그 말은 너무 멀리 있네
단 하나의 침으로 허공을 겨누고
밤하늘 별들이 파랗게 돋아났으나
꿀벌은 지상으로 떨어져 내려
이제는 슬픔도 늙어 가슴을 잃었네
우두커니 한 사람 정류장에 서 있으나
버스는 오지 않는다
걸어라
빙하기의 지층 속으로
죽고 썩어 발화를 기다리는
석탄의 하늘을 향해
걷고 걸어라
그 말이 그립다
살아 있다고 파닥거리는
날갯짓
영혼 속에 손을 넣으면
아득하게 물컹거리는
그 말
그 말의 체온
- 시집 『 눈물이 시킨 일』 시학시인선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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