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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람의 궁전
이탈한 자가 문득/향기로 말을거는 詩

더 이상 시간은 / 조용미

by 丹野 2009. 2. 19.

 

더 이상 시간은

 

조용미

 

 

침 한 방울 삼키기에도 힘이 든다

 

죽어서도 이렇게 외로울까 숨이

막히지는 않겠지

 

아아 하루 종일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누웠다 일어났다, 눈을 떴다 감았다.

나는 죽어 있다

어서 삶을 다시 시작해야 한다

 

더이상 시간은 더디게 가지 않는다

 

아무리 아파도, 비명을 삼켜도 이제 시간은

더 이상

더디게 지나가지 않는다

스르륵 스르륵 손에서 모든 것이 빠져나간다

피로 씌어지는 生이라는 책,

나는 호흡을 고른다

오늘 안으로 숨을 제대로

다시 쉬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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