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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람의 궁전
이탈한 자가 문득/향기로 말을거는 詩

완벽한 생 / 김금용

by 丹野 2009. 1. 27.

   

 

 

 

 

 

완벽한 생 / 김금용

 

                                                                                                     

마른 바람만 하얗게 밀리는 초원
걷기에 굶주린 치타가
수 천 마리 떼지어 몰려가는
새끼 누우를 공격한다
눈빛 생생한 붉은 심장을 물어뜯는다

건초더미 파고드는 햇볕의 살의
살 냄새에 내장 꼬인 하이에나 무리들
어미젖을 찾는 만 하루 된
아기치타에게 덤벼든다
하루치 삶으론 완벽한
더운 맥박을 찢는다

 

무심하도록 창창한 하늘
숨 한 번 들이키지 않는 정적 
넘어지며 거품 무는 탄식

하얀 뭉게구름
빠르게
아주 조용히
문을 닫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