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가슴속에는 불타는 칼이
조용미
새들이 은사시나무 위에 지은 허공의 집은
위태로워 보인다
저 위태로움이 새들을 지켜줄 것이다
아득한 곳까지 마음의 문을 열면
이 혼미함을 걷어낼 수 있을까
아득한 곳까지
마음의 문이 열리기나 할까
내 가슴속에는 불타는 칼이,
파리지옥풀의 가시돌기 안테나에 걸려
안에 갇힌 파리는
서서히 녹아서
파리지옥풀의 몸이 된다
땅덩어리가 뿜어내는 숨결을 바람이라고 하지
그것이 불지 않으면 별일 없이 고요하지만
한 번 불면 수많은 구멍에서 온갖 소리가 나지*
내 가슴속에는 불타는 칼이
*'장자'에서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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