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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람의 궁전
이탈한 자가 문득/향기로 말을거는 詩

내 가슴속에는 불타는 칼이 / 조용미

by 丹野 2009. 1. 10.

내 가슴속에는 불타는 칼이

 

조용미

 

새들이 은사시나무 위에 지은 허공의 집은

위태로워 보인다

저 위태로움이 새들을 지켜줄 것이다

 

아득한 곳까지 마음의 문을 열면

이 혼미함을 걷어낼 수 있을까

아득한 곳까지

마음의 문이 열리기나 할까

 

내 가슴속에는 불타는 칼이,

 

파리지옥풀의 가시돌기 안테나에 걸려

안에 갇힌 파리는

서서히 녹아서

파리지옥풀의 몸이 된다

 

땅덩어리가 뿜어내는 숨결을 바람이라고 하지

그것이 불지 않으면 별일 없이 고요하지만

한 번 불면 수많은 구멍에서 온갖 소리가 나지*

 

내 가슴속에는 불타는 칼이

 

 *'장자'에서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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