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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람의 궁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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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이 피었다 / 나호열

by 丹野 2007. 3. 26.

       

       

      꽃이 피었다 / 나호열

        

      바라보면

      기쁘고도 슬픈 꽃이 있다

       

      아직 피어나지 않아 이름조차 없는 꽃

      마음으로 읽고 눈으로 덮어버리는

      한 잎의 향기와 빛깔

      가슴 속 깊은 곳에서 솟구쳐 오르는 향일성 向日性의

      시간의 촛대 위에 담쟁이 넝쿨 같은 촛불을 당기는 일

      내 앞에서 너울대는 춤추는 얼굴

      그 그림자를 오래 지켜보아야 한다는 것이

      기쁘고

       

      또 슬프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