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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람의 궁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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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린 날 / 나호열

by 丹野 2006. 12. 5.
 




    흐린 날 / 나호열

     

    아침엔 눈 뿌리고

    오후에는 비가 내렸다

    이 모든 것이 햇살의 조화

    아니면 바람의 장난이다

    잎 떨군 우듬지 하나가 어깨를 칠 때

    나는 창 안에서 그의 손을 잡고 있다

    언제 다시 올지 모르는 차를 놓치고

     내젓는 웃음으로

    길고 어두운 길을 걸어왔다

    이제와 생각하니 사랑과 상처는 멀지 않다

    가지려고 하는 것이 아니라

     깊이 간직하려고만 할 때

    나는 비로소 긴 이야기의 끝에 등장하는

    이름 모를 나그네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