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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만시인 첫 걸음 시창작 7강
나호열
■ 심리적 거리란 무엇인가?.
형님을 데리고
정병근
천지에 나 닮은 이가, 수심에 가득 찬 이가
전철역 출구 앞에 행방 없이 서 있다
납작하고 깡마른 얼굴에 툭 튀어나온 입을 위로 꽉 다물고
어쩌면 나 같은 상념에 젖는지
소란의 바깥으로 눈을 보낸 채
아니면 아닌 모양으로 서있다
차들은 지나가고 나는 에이고 외로워져서
남인 듯 명랑하게 그를 부른다
그이는 나를 얼핏 못 알아보다가 아, 어머니의 장자가 나를 알아본다
“근아” 하고 부르던 어린 날의 그이가 내 앞에 있다
-날이 춥심더. 잠바가 엷은 거 같네. 오늘은, 산 밑 당집에서 돼지머리 썰어 먹던 이야기 말고
수박을 들고 어느 절집에 찾아갔던 이야기 말고
고시촌을 떠돌던 정 씨 이야기 말고
낙산 비탈 방에 기거하며 경비일 하는 사연을 들어보련다
만국기 날리는 전자 가게 앞을 지나
마트 지나 빵집 끼고 오른쪽으로 돌아
형님을 데리고
- 시집 『눈과 도끼』 (시작 시인선 0322, 2020)
■ 정병근
경북 경주 출생. 동국대학교 국문과 졸업, 『불교문학』으로 등단(1988). 시집 『오래 전에 죽은 적이 있다』, 『번개를 치다』, 『태양의 족보』, 『눈과 도끼』, 『우리동네 아저씨들』이 있다. 제 1회 지리산문학상 수상- 2 -
■ 해설
1. 심리적 거리
심리적 가까운 거리 심리적 먼 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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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 ← 죽음 → 화가
한 저명인사의 임종을 그의 아내와 의사와 신문기자와, 그리고 우연히 이곳에 온 동네화
가 등 네 사람이 지키고 있었다.
저명인사의 죽음은 아내에게 너무도 커다란 충격을 주고 있다. 그래서 남편의 죽음이란
사건은 그녀가 바라본 자기 ‘밖’의 사건이 아니라 그녀 ‘속’에 있는 그녀의 일부가 되어
있다. 환언하면 그녀는 그 사건에 너무 깊숙이 들어 감으로써 그 사건의 ‘일부’가 된 것
이다. 그리하여 그 사건과 그녀의 인격은 일체가 된 것이다.
의사의 경우 저명인사의 아내처럼 진정에서 우러나오는 슬픔은 아니지만 최소한 직업
양심의 면이나 인격의 심정 면에서 감동을 가지고 이 슬픈 사건에 생명을 부여한다.
신문기자는 의사와 마찬가지로 ‘직업상의 의무’ 때문에, 즉 죽음의 장소를 취재하려고 그
장소에 나와 있다. 그러나 의사의 직업은 의사에게 사건의 개입을 꼼짝없이 강요하고 있
는 반면에 신문기자에게 직업은 ‘사건의 개입’ 이 아니라 ‘관찰’을 요구할 뿐이다. 즉 기자
는 그 사건에 감정적으로 관여하지 않고 그저 방관하는 입장에 놓여 있다. 그의 관심은
독자들에게 감동을 줄만큼 명문을 써야겠다는 것이다.
화가는 한 인간의 죽음에는 무관심한 채 죽음의 ‘장면’을 잔뜩 노려본다. 그에겐 그곳에
서 일어나는 ‘사건’은 관심 밖이다. 그 사건의 비극적 의미는 그의 ‘지각’ 밖에 있다. 그는
단지 외재적인 것, 즉 빛, 그림자, 색체에만 주목한다.
- Jose Ortega- 3 -
2. 부족한 거리조정과 지나친 거리조정
1) 부족한 거리조정 underdistancing
시인의 감정이 직접적으로 노출되거나 감정의 과잉상태에 빠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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感傷的인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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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의 표출이 아니라 감정의 도출이 시이다 : 엘리어트
2) 지나친 거리조정 Overdistancing
감정의 지나친 억제와 결핍을 가져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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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상을 싸안는 정서의 결핍에 의한 대상과 작가 사이의 이완 :오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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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경한 관념의 노출
3) 알맞은 미적 거리
1. 브룩스, 워렌
* 시와 관련되는 한 관념은 시 속에서 극화되거나 시를 버리는 것처럼 보이지 않으면 무가치하다
2. 발레리
*시 속에 들어 있는 사상(관념)은 과일의 영양분 같이 숨어 있지 않으면 안 되는 것
감정의 여과와 순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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객관적 상관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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