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주 세병공원
집으로 오기 이틀 전 아이의 간곡한 부탁으로 카메라를 들고 산책을 했다.
세상에서 가장 사랑스러운 아기가 태어났다. 벌써 백일이 지나 뒤집기를 시작했다.
오로지 집콕하는 생활을 8개월 여 동안 했지만 마음은 늘 자유로웠다.
우중산책을 하면서 여릿여릿 아릿아릿 아주 작은 것들의 숨을 들었다.
드디어 집으로 오는 금요일, 혜화역에서 내려 버스를 기다리는데 갑자기 쏟아지는 폭우,
5분 여만에 도로가 물바다가 되었다.
비가 조금 그치기를 기다렸으나 점점 더 무섭게 쏟아졌다.
나는 우산도 없고 무거운 카메라 가방도 있고 이를 어쩌면 좋을까나.
비를 좋아한다고 서울 입성식을 너무 화려하게 해주는 것 아닌지 몰라.
배낭 속으로 물이 들어가서 첨벙첨벙, 카메라 가방은 꼭 껴안아서 그나마 나았지만
비닐우산은 우산도 아닌 것이 되었고, 비가 나인지 내가 비인지 모르게 홈빡 젖어서
이야야야야
너무너무 즐겁고 즐거운 컴백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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