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 봉암리 고인돌-가을 풍경
전주에 갈 때마다 주말이면 길을 걸었습니다.
흘러가는 길을 따라 같이 흘러가다 보면 사백 년 된 느티나무도 나오고 미나리꽝도 나오고 어르신들도 많이 뵈었습니다.
이른 봄 어느 날에 문득 고인돌이 보였습니다.
집과 집 사이에 우뚝 서 있는 고인돌, 논 가운데 있는 고인돌. 그 떨림의 순간을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전주에 갈 때마다 봄 여름 가을 겨울 흘러가는 시간 속으로 저도 들어가 보자 생각했습니다.
봄방학, 여름방학, 겨울방학 아무 때나 가 닿을 수 있는 여건이 되지만, 가을 황금들판은 많이 기다림이 필요했습니다.
드디어 이번 주, 아이들 모두 출근, 등교한 후 부지런히 길을 나섰습니다.
추수가 거의 다 끝난 논들을 바라보면서 마을로 들어섰는데, 콤바인이 스르륵 이웃 논 벼 추수를 하고 있었습니다.
조금만 늦었어도 이 풍경을 만나지 못해서 다시 내년을 기다릴 뻔했습니다.
3,000년 전 청동기 시대에 축조한 고인돌 가을 풍경입니다. 저 자리에 3,000년 동안 있었다니요. _()_
2021년 10월 18일 전주 봉암마을 고인돌
-지금은 서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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