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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람의 궁전
사진과 인문학/나무와 꽃에 관한

천리포 수목원 - 푸른 말의 연못

by 丹野 2014. 7. 11.


천리포 수목원 - 푸른 말의 연못












이탈한 자가 문득

김중식 

우리는 어디로 갔다가 어디로 돌아왔느냐

자기의 꼬리를 물고 뱅뱅 돌았을 뿐이다

찬란한 태양도 궤도를 이탈하지 못한다

태양보다 냉철한 뭇별도 궤도를 이탈하지 못하므로

가는 곳만 가고 아는 것만 알 뿐이다

집도 절도 죽도 밥도 다 떨어져 빈 몸으로 돌아왔을 때

나는 보았다 단 한 번 궤도를 이탈함으로써

두 번 다시 궤도에 진입하지 못할지라도

캄캄한 하늘에 획을 긋는 별, 그 똥, 짧지만, 그래도 획을

그을 수 있는, 포기한 자

그래서 이탈한 자가 문득 자유롭다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