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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람의 궁전
사진과 인문학/바람의 흔적

왜, 너의 가슴속으로 들어간 것들은 모두

by 丹野 2014. 11. 25.




왜, 너의 가슴속으로 들어간 것들은 모두



              

 

 

 

 

 

왜,  너의 가슴속으로 들어간 것들은 모두

가루가 되거나, 즙이 되거나

덩어리 하나 없이 그렇게 다 부서져 버리는지 몰라

슬픔이 너무 커서

무언가를 부서뜨리지 않으면 견딜 수 없기 때문이지

가루가 되지 않거나, 즙이 되지 못하고 떨어지는 것들은

너무 깊은 상처 덩어리이거나

처음부터 네 마음의 입구가 어디인지 모르고 덤볐기 때문이지

단단하게 옭아맨 어처구니 붙잡고

마음 가는 쪽으로 기울어지다 보면 슬픔도 가벼워질 적이 있지

참을 수 없는 고통이라든가, 쓸쓸함 같은 것

때로는 덩어리 째 꿀꺽 삼키고

폭탄 같은 너의 가슴에 기대어서

무작정 함께 빙글 빙글 돌고 싶어

슬픔이 섞여서

가벼워질 때까지

 

 

맷돌 / 김경성

 

 

- 시집 < 와온>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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