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금바다에서도 살아남는 식물의 비밀 풀렸다
조선비즈 | 이재원 기자 | 입력 2011.08.08 03:01
물 한 방울 없는 건조한 사막이나 겨울이면 끝없는 밤이 이어지는 남극. 생명활동에 꼭 필요한 물이나 태양빛이 부족한 이런 곳에서도 극한의 기후에 적응하고 보란 듯이 사는 생명체들이 있다. 이들은 어떻게 환경에 적응하고 자손까지 번식시키며 종(種)의 운명을 이어가는 것일까… 해답은 역시 유전자에 있었다.
윤대진 경상대 생화학과 교수팀은 8일 학술지 네이처 지네틱스에 "극한 환경에서 살아남는 강한 식물에는 유독 스트레스 저항성과 관련된 유전자가 많다는 사실을 알아냈다"고 발표했다.
연구진은 염해(鹽害) 지역인 소금호수에서도 잘 자란다는 '툴룬젤라파불라'를 대상으로 유전체 분석을 했다. 도대체 어떤 유전자들이 있는지, 더 많은 유전자는 무엇인지를 알아본 것. 연구진은 이어 평범한 식물인 애기장대와 툴룬젤라파불라의 유전자 염기서열을 비교했다. 애기장대는 그동안 많은 과학자가 유전체 분석을 해놓은 상태다.
조사결과 툴룬젤라파불라에는 'MYB47'이나 'HKT1', 'CBL10' 같은 스트레스 저항성 유전자들이 많이 증폭된 것으로 나타났다. 생명체들은 꼭 필요한 기능과 관련된 유전자가 있을 때, 그 유전자 또는 유전자군을 여러 번 복제하는 '증폭' 과정을 통해 그 기능을 강화한다. 툴룬젤라파불라의 경우 1424개의 유전자가 증폭돼 있었다. 이 중 669개의 유전자가 다른 식물들이 증폭하지 않은 특이한 유전자였는데, 대부분은 온도와 수분, 빛 등이 적당하지 않은 스트레스 상황에 적응하도록 돕는 유전자였다. 반면 1429개의 유전자가 증폭된 애기장대의 경우 603개가 특이했고, 대부분은 병을 이길 수 있는 능력과 관련된 유전자였다.
윤대진 교수는 "할로파이트 종의 이런 특이한 유전정보를 응용하면 극한 환경에서 잘 견디는 식물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면서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맞춤형 식물 생산으로 미래 식량 문제 해결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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