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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람의 궁전
이탈한 자가 문득/향기로 말을거는 詩

조용미 / 물 위의 길

by 丹野 2011. 5. 9.

 

 

물 위의 길

 

조용미

 

 

바람이 일어

水路 위에 또 물길이 곱게 생겨난다

물 위에 일어나는

물의 길

물에는 무슨 길이 저리 많은지

물은 무슨 길들을 저렇게도 많이 숨기고 있는지

저 많은 길들을

동그랗게 하나로 모으는

사람이 오래도록 외롭게 서 있는

그 언저리

물 위로 난 길들이

사람의 길이 될 수는 없어

쓸쓸함이

멀리 번져 나가는

그 반짝이는 해질 무렵의 수많은 길들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