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숲의 나무 편지] 2011년 새해가 다가옵니다. 새해 큰 복 받으십시오.
[2010. 12. 31]
잔뜩 흐린 서쪽 하늘로, 이천십 년의 해가 저물어갑니다. 힘에 겨울 만큼 숨 차게 보내온 일년이었습니다. 그와 함께 감당하기 벅찰 만큼 유난히 많은 격려와 사랑을 받은 한 해이기도 했습니다. 더러는 힘이 들고, 또 더러는 시간에 쫓겨 헤매는 일이 적지 않았지만, 돌아보면 여러분 덕분에 매우 즐겁고 보람된 한해였습니다.
무엇보다 지난 12년 동안 수굿하게 만나보았던 천리포수목원 식물들의 속내를 다른 어느 때보다 가까이에서 꼼꼼히 살펴보고, 그들의 속살거림을 하나하나 듣고, 또 글과 사진으로 남길 수 있었다는 것이 제게는 참으로 뿌듯한 일이었습니다. 이 참에 낯선 식물들과 편안한 인사를 나눌 수 있도록 아낌없이 도와준 우리 수목원의 모든 지킴이들에게 큰 감사 인사 올립니다.
지난 월요일의 '나무 편지'에서 이미 말씀 올렸지만, 이번 겨울 방학 동안에는 천리포 식물들과 나눠온 재미있고 경이로운 이야기들은 처음부터 다시 정리하는 일에 매진하렵니다. 그 동안 제가 구체적으로 나무 편지에서 소개한 식물이 1천 종이 채 안 되지만, 그게 그리 적은 것만은 아닙니다. 이를테면 4백 여 종의 목련을 모두 소개하지는 않았어도 대표적인 목련은 거의 소개했지요. 수백 종이 자라고 있는 동백, 호랑가시나무 등도 그런 방식이었으니, 그 동안의 나무 편지를 정리하는 일도 그리 쉬운 일만은 아닐 겁니다.
그리고 이제 다시 이 땅의 평화와 안녕을 지키며 우리 곁에서 살아가는 크고 오래된 나무 이야기를 풀어가겠습니다. 지난 여름부터 신문에 새로 연재를 시작한 '사람과 나무 이야기'라는 연재 칼럼을 쓰기 위해서도 그렇지만, 이 땅의 큰 나무를 더 열심히 찾아 다니고, 그들의 이야기를 많은 분들께 전해드리는 일이 본디 제게 맡겨진 일이었으니까요.
이제 2011년 새해가 밝아옵니다. 새해에는 신문으로든, 잡지로든 혹은 나무 편지로든, 더 많은 이야기보다 더 좋은 이야기를 여러분들께 전해드리도록 애쓰겠습니다. 나무 편지를 받아보시고, 분에 넘치는 칭찬과 격려를 보내주시는 많은 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언제나 드리는 말씀입니다만 쉼 없이 나무를 찾아보고, 밤을 새우며 나무 사진과 글을 한 자 한 자 적어나가는 일이 즐거울 수 있었던 건 바로 여러분들의 그같은 관심과 격려 덕분이었습니다.
지금까지 그러하셨듯이, 새해에도 솔숲닷컴과 나무 편지에 큰 관심과 성원 보내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그리고 새해에는 모든 분들께 더 좋은 일 많이 있으시기를 진심으로 기원하겠습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요.
고규홍(gohkh@solsup.com) 올림.
2010년 한 해 동안 펴낸 책들입니다.
책 정보 보기
우리가 지켜야 할 우리 나무, 소나무
우리가 지켜야 할 우리 나무, 느티나무
우리가 지켜야 할 우리 나무, 은행나무
나무 사진집 '동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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