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현 / p r a h a
발자국
나호열
마현에서 분원리로 건너오는 불빛이
흩날리는 꽃잎처럼 서러울 때
걸음을 멈추어 선 강물
얼어붙은 가슴 위로
희뿌리는 눈은 쌓이고 또 쌓였다
살얼음이었을까
가만가만 다가가지 못하는 저 너머로
이번에는 분원리에서 마현으로 넘어가는 불빛이
그예 눈물을 참지 못하고
발자국 몇 개 서성거리며 되돌아왔다
말뚝을 박아도
넓게 넓게 그물을 던져놓아도
뒤돌아보지 않고 흘러가버릴 것들은
그만하구나
오늘은 깊은 울음 내려앉는 듯
순결했던 그 눈도
작은 발자국들도 함께 몸을 섞어
풀린 강물에
갈대들만 무성하게 투신하고 있구나
갈대답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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