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바람의 궁전
사진과 인문학/꽃살문의 꽃이 되다

창경궁 꽃살문(1)

by 丹野 2009. 2. 21.

 

 

                        창경궁 꽃살문 (1)

 

 

징한, 봄

 

김경성


겨울 볕 짱짱한 날,

창호지가 터질 듯 제 몸을 탱탱하게 불리고 있는 꽃살문이 보고 싶었다

견딜 수 없을 만큼, 그리웠다

그리웠다

택시를 타고 갔다

면도칼로 그어놓은 듯한 꽃살문 그림자 내 가슴에 쩍 달라붙었다, 그림자 떼어내지 않고 꽃 무더기에 얼굴을 묻었다

붉은 바람이 불어왔다

발갛게 물오른 나무의 살

을 찢고 쩍쩍 터지는, 홍매화

징한, 봄

이 벌써

나보다 먼저 문고리 잡고 서 있었다

 

 

 

 

 

 

 

 

 

 

 

 

 

 

 

 

 

 

 

 

 

 

 

 

 

 

 

 

 

 

 

 

 

 

 

 

 

 

 

'사진과 인문학 > 꽃살문의 꽃이 되다' 카테고리의 다른 글

경복궁 꽃살문  (0) 2009.02.24
창경궁 꽃살문(2)  (0) 2009.02.21
흥국사에 가다  (0) 2009.02.16
흥국사 꽃살문 (2)  (0) 2009.02.15
흥국사 목어  (0) 2009.02.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