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경궁 꽃살문 (1)
징한, 봄
김경성
창호지가 터질 듯 제 몸을 탱탱하게 불리고 있는 꽃살문이 보고 싶었다
견딜 수 없을 만큼, 그리웠다
그리웠다
택시를 타고 갔다
면도칼로 그어놓은 듯한 꽃살문 그림자 내 가슴에 쩍 달라붙었다, 그림자 떼어내지 않고 꽃 무더기에 얼굴을 묻었다
붉은 바람이 불어왔다
발갛게 물오른 나무의 살
을 찢고 쩍쩍 터지는, 홍매화
징한, 봄
이 벌써
나보다 먼저 문고리 잡고 서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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