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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람의 궁전
사진과 인문학/꽃살문의 꽃이 되다

화암사 목어

by 丹野 2008. 9. 29.

 

 

[화암사] 목어

 

 화암사 雨花樓 -너무 많은 꽃비를 맞았나.....비늘은 다 어디로 갔을까. 꽃무더기 속으로....

 

 

2007년 4월 28일

 

 

 

 
 


    雨花의 방

     

      -*雨花樓 木魚  

     

    김경성

     

     


     

    너무 멀리, 너무 깊이 들어선 것이다


    뭍 위로 튀어 올라


    신갈나무 그림자 밟고


    바위에 미끄러지며 구름 찢고 파드득 뛰어들었다


    모퉁이 돌고 돌아서


    꽃잎 몇 장 떠도는 계곡을 건너 


    감춰놓고 보여주지 않는,


    너의 가슴 조심스레 열고 들어갔다


    어둔 밤이어도 눈을 감을 수 없다


    세상의 모든 것들을 다 보고 싶다


    닫아두었던 뱃속을 비우고,


    파닥거리는 등지느러미 꿰어 너의 가슴에


    매달렸다


    부드러운 너의 손이 텅 빈 내 속을 두드릴 때


    느닷없이 꽃비가 쏟아졌다


    너의 명치 끝 위에 떨림이, 수북이 쌓였다


    열길 물 속 깊이 꽃비 가라앉았다


     

     

    *雨花樓- 하늘에서 꽃비가 내린다는 뜻. 전북 완주 화암사에 있음.





    *예술시대 작가회 2007년 작품집-'그리고, 20'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