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바람의 궁전
카테고리 없음

[나호열]봄날

by 丹野 2008. 2. 20.

 

 

 

 

 

       

       

      봄날  

         - 하회마을의 기억

                                                                나호열


      가슴께로 스쳐 닿을 듯 하여

      아득한 담장을 따라

      넘을 듯 말듯 찰랑거리는 꽃울음을 훔쳤다

      창공을 박차오르는 그네는

      눈빛으로도 담장을 넘지 못하고

      봄날은 그렇게 갔다

      규방은 깊어 토닥거리는 분냄새

      다듬이질 소리에 절로 배이고

      앵두나무는 우물가에 심고

      담에 기대어 매화는 아직도 붉다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