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무타쿠 사막 / 프라하
사막의 문 / 나호열
어제는 힘없이 초식의 어금니가 부러지고 어머니는 자꾸만 기억을 놓으신다 익숙하게 여닫던 문 삐걱거린다 안과 밖의 경계가 신기루만큼 멀다 마음의 지도는 비어 있다 그 속에 나는 구름을 그린다
헐거운, 낡아가는, 틈, 깊어지는 눈, 기다리는, 견디는, 싹,
제법 두꺼웠던 마음이 한 장씩의 풍경을 뜯어낸다 언뜻 마음의 바닥이 보일 듯하다 문짝이 없는 문이 보일 듯하다 발자국들이 푸른 밤의 담장을 훌쩍 뛰어넘는다
사막의 한 가운데 의자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