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한 자가 문득/향기로 말을거는 詩
아무 날의 당나귀驢 / 김승필
丹野
2024. 12. 24. 10:38
아무 날의 당나귀驢
김승필
짐을 진다는 것은
그 끝이 어딘지 모르는 일
진통제 1㎎이 너무나 무거웠다는
어느 시인의 말을 뒤로
뚜벅뚜벅 걸어
별량別良에 도착했다
붙잡아두고 싶은 당나귀가 생각나서
나는 응앙응앙, 하고 울었다
집으로 돌아가는 길
붉은 장화를 신다 말고 걷기 시작했다
당나귀를 쓰러트리는 것은
마지막 짐이 아니다*고 생각한 적이 있다
*인도 속담.
- 《씨글》Vol.7 2024년 하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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