丹野 2019. 8. 12. 13:58

     The Colours of Love 사랑의 색채

     

     

     

    따뜻한 황홀

     

     

     

     

     

     

    따뜻한 황홀

     

    김경성

     

     

    어떤 나무는 

    절구통이 되고 

    또 다른 나무는 절굿공이가 되어

    몸을 짓찧으면서 평생을 살아간다

     

    몸을 내어주는 밑동이나

    몸을 두드리는 우듬지나

    제 속의 울림을 듣는 것은 똑같다

     

    몸이 갈라지도록, 제 속이 더 깊게 파이도록

    서로의 몸속을 아프게 드나든다

     

    뒤섞인 물결무늬 절구통 가득히 넘실대며

    절굿공이 타고 흐른다

     

     

     

     

    - 『우리詩』2013년 1월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