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한 자가 문득/향기로 말을거는 詩

[스크랩] 막다른 골목 / 정호승

丹野 2013. 11. 3. 22:51

 

 

 

 

막다른 골목 / 정호승

 

 

막다른 골목에서 울다가
돌아 나온 사람들은 모르지
그곳이 막다른 골목이 아니었음을

 

막다른 골목에서 주저앉아 울다가
결국 막다른 골목이 된 사람들도 모르지
당신이야말로 막다른 골목이 아니었음을

 

막다른 골목에서 결국 쓰러진 사람들도 모르지
낙타가 쓰러지는 건 깃털같이 가벼운
마지막 짐 하나 때문이라는 것을

 

막다른 골목에 핀 민들레는 알지
사막이 쓰러지는 것도 결국은
한마리 쓰러진 낙타 때문이라는 것을


 

 

 

 

출처 : 淸韻詩堂, 시인을 찾아서
글쓴이 : 동산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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