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한 자가 문득/향기로 말을거는 詩
금척리 고분 古墳 / 한영채
丹野
2013. 7. 19. 13:00
금척리 고분 古墳
한영채
켜켜이 쌓인 무게가 얼마나 자랐을까
무덤 사이 씨앗이 어린 세월을 키워 고분을 지킨 소나무
그 잎을 따 셋째 손가락을 접어 봉분을 두드리며
소리를 따라간다
귀를 대면 소리가 아득하다
동에서 번쩍이는 금자의 칼 가는 소리가 아득하고 서에선 요란한 함성
과 자욱한 먼지 아득하다 물 건너 말발굽 소리 들리는 달팽이관
내 안의 물소리로 침전된다
누군 그 소리를 찾아 빛을 뚫는가 하면
누구는 길을 걸어 어둠의 탐험이 되기도 한다
시린이 바람이 놀다 간 소나무 가지엔 솔방울이 열리고 봉분 사이 아이 발자국
요란하다 세월의 켜에 쌓인,
소나무는 봉분은 고요에 잠들다
-『우리詩』2013년 7월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