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과 인문학/바람의 흔적
저물 무렵
丹野
2013. 7. 3. 22:37
저물 무렵
빛과 어둠이 섞이는 시간
눈앞에 펼쳐지는 풍경이 꿈결 같아서
나는 깃털 떼어내지도 못하고
아주 잠시
하늘을 날았던 것 같기도 하고
새집을 지었던 것 같기도 하고
저수지 밑바닥까지 들어가
물풀 몇 개 뜯어
하늘 높이 치솟았던 것 같기도 하고
저물 무렵,
내 안에 가라앉은 존재의 아름다움이여
수위 낮은 저수지
물결무늬에 갇혀 빠져나올 수 없다 해도 좋겠다
- 저물 무렵 '부분' / 김경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