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한 자가 문득/향기로 말을거는 詩

거꾸로 박힌 비늘 하나 / 손택수

丹野 2012. 12. 1. 20:47

 

 

거꾸로 박힌 비늘 하나 / 손택수



가지런하게 한쪽 방향을 향해 누운 물고기 비늘 중엔 거꾸로 박힌 비늘이 하나씩은 꼭 달려 있다고 한다
역린(逆鱗), 유영의 반대쪽을 향하여 날을 세우는 비늘 하나
더러는 미끼를 향해 달려드는 눈먼 비늘들 사이에서 은빛 급브레이크를 걸기도 하였을까
역적의 수모를 감당하며 의롭게 반짝이기도 하였을까
제 몸을 거스르는 몸, 역린, 나도 어찌할 수 없는 내가 나를 펄떡이게 할 때가 있다
십년째 잘 다니던 회사 때려치우고 낙향해 물고기 비늘을 털며 사는 친구놈의 얘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