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11월 5일,
거센바람 불어 키 큰 나무가 흔들리는 일요일.
햇빛 뚫고 박물관에 갔다. 아니, 과거의 시간 속으로 들어갔다.
오래된 그림 속에서 부드러운 바람을 느꼈다.
아름다운 빛을 찾았다.
지극히 일상적인 시간 속에서
복원하고 싶은, 복원할 수만 있다면,
그 시간 속에 들어가 다시 찾아내고 싶은,
빛나는, 빛나는 빛깔을 찾아냈다.
가만히 있으면 와주지 않는 것들이
내가 한걸음 한걸음 걸어나가자, 내 앞에 와 준 것이다.
과거의 시간 속에 머물렀던 오늘 하루,
참으로 빛나는 날이었다.
참으로 황홀한 날이었다.
1600년대 그 시간 속에 머물러, 빠져나오고 싶지 않은, 그런 날이었다.
명화처럼, 지워지지 않는 기억으로 남겨두고 싶은 날이다.
|
▲ 테오도르 제리코(1791-1824) <메두사 호의 뗏목>(첫 번째 습작) 캔버스에 유채 37×46cm 파리 루브르박물관 ⓒ Photo RMN D. Chenot GNC media, Seoul, 2006 | |||||
ⓒ2006 국립박물관
|
'이탈한 자가 문득 > 풍경 너머의 풍경' 카테고리의 다른 글
장 프랑수와 밀레 (0) | 2006.11.06 |
---|---|
[리움] 조선말기 회화전 (0) | 2006.11.05 |
길들지 않은 열정 혹은 미칠 듯한 사랑 (0) | 2006.10.26 |
롭스 & 뭉크 - 남자 & 여자 (0) | 2006.10.13 |
리차드 용재 오닐-눈물 (0) | 2006.10.1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