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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람의 궁전
나호열 시인/詩

너는 슬프냐? / 나호열

by 丹野 2006. 10. 16.

 

 

너는 슬프냐? / 나호열

 

 

왜 그러냐고

어떻게 할거냐고

채근을 하는 사람들에게

오늘은 참으로 할 말이 없다

햇볕 맑은 날

이런 날은 쉬임없이 걷고 걸어

이 세상 끝에

빨래처럼 걸리고 싶다

걸레도, 깊은 곳 가려주던 속옷도 가지런히

한 줄에 매달리면 바람에 속절없이 흔들리는

깃발일 뿐이다, 아무 것도 움켜쥘 수 없는

작은 손일 뿐이다

   

이 푸른 하늘을

무엇으로 막을 수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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