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덕수궁,
은행나무 아직 푸른 겨자빛이다.
벚나무, 몇 잎씩 물들기 시작했다.
19세기 벨기에 작가 롭스(Felicien Rops, 1833~1898)와 20세기초 노르웨이의 표현주의의 대표작가 뭉크(Edvard Munch, 1863~1944)의 판화작품을 ‘남자와 여자’라는 공통 소재 측면에서 접근한 작품들로 묶은 전시이다. 두 작가 모두 한국에서 처음으로 소개되며 19세기 세기말 유럽 화단경향과 표현주의의 흐름을 살펴볼 수 있는 전시이다.
전시기간 : 2006. 8. 11(금) - 10. 22(일)
전시장소 : 덕수궁미술관
● 전시설명회
¤ 전시설명회가 매일 오전 10시, 오후3시에 있습니다.(매주 목·금요일 오후 6시30분 1회 추가)
미술관 앞 분수대, 햇빛 밀어 올리려다, 올리려다 그만 스러져버리고
배롱나무꽃, 져 단단해진 씨방 하늘에 대고 흔드니
푸른 하늘에 구름마저 흩어져 흩어져
가끔씩 불어오는 바람에, 마음 풀어제치고 하늘로 올랐다. 올랐다.
창문으로 쏟아져 들어오는 가을 햇볕, 아직 푸른 은행나무 그림자 흔들고..흔들고...
창문으로 들어오는 그 빛 받으며, 미술관 나무 의자에 앉았다- 앉아 있었다.
아무일도 일어날 것 같지 않은, 가을 오후가 그렇게 저물어 가고 있었다.
발길 돌리려다, 문틈으로 들어오는 빛 너머, 가만히 서있을 때
내 앞을 지나가는 눈빛 총총한 학생이 흔적을 남겨주었다
-롭스와 뭉크-를 만나러 가서
나혜석의 '캉캉무희'를 만났고 천경자의 '청춘의 혼'을 만났다.
떨림을 주는 시간이었다.
.
munch / 마돈나 Madonna 리도그래프 Lithograph c. 445×605 1895/1902
뭉크는 이 작품에서 여성을 사랑스러우면서도 동시에 두려운 존재로 표현한다.
풍만한 육체와 긴 머리카락, 여인을 둘러싼 소용돌이 같은 곡선, 사랑의 정점을
표현하면서도 뭉크는 죽음을 강렬하게 의식했다.
무아의 열정으로 머리를 뒤로 제치고 사랑을 만끽하고 있는 이 여성은 뭉크가 평생 관심을 가진 ‘사랑과 죽음’의 함수관계를 표현하고 있다.
뭉크가 <마돈나>에서 마음 속에 그려본 환상은 육체적인 것과 정신적인 것이 조화를 이룬 순종적인 여자다움에 대한 열정적인 묘사다.
황홀경에 빠진 여성의 얼굴은 약간 위로 들려있고 눈은 무아지경에 이른 듯 감겨있다.
이 작품의 모델은 노르웨이 여인 다그니 유을로 음악공부를 위해 베를린으로 유학 온 미모의 여성이었다. 뭉크는 다그니 유을을 향한 애정, 질투를 바탕으로 매혹적인 작품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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